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잘 익은 수박을 한 입 베어 물면 그 순간만큼은 세상 부러울 게 없습니다.
그런데 수박을 다 먹고 나면 하얗게 남은 껍질과 까만 씨앗은 늘 버리는 게 당연하게 느껴지곤 하죠.
하지만 알고 보면, 그 버려지는 부분들 속에도 생각보다 꽤 많은 가능성이 숨어 있습니다.
먼저 수박 껍질 이야기부터 해볼까요.
우리가 보통 버리는 초록 껍질과 붉은 과육 사이, 하얀 속살 같은 부분에는 ‘시트룰린’이라는 아미노산이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돕고, 운동 후 피로 회복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무더위에 붓기나 잦은 피로감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껍질 쪽이 더 유용할 수도 있는 겁니다.
요리 활용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껍질을 깨끗이 씻은 뒤 얇게 썰어 물김치나 피클처럼 절여 먹기도 하고,
살짝 삶아서 볶음 요리나 장아찌로 만들어보면 색다른 여름 반찬이 됩니다.
믹서기에 갈아서 스무디에 넣으면 색감도 고와지고 시원한 맛이 배가되기도 하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꺼리는 수박 씨.
어릴 때부터 “삼키면 배에서 싹이 난다”는 농담 섞인 얘기를 들으며 무조건 뱉어내기 바빴지만,
사실 수박 씨는 먹어도 전혀 문제 없고, 오히려 영양이 꽤 풍부한 편에 속합니다.
껍질을 벗겨내 볶거나 갈아 먹으면 고소한 견과류처럼 활용할 수 있는데요,
안에는 식물성 단백질, 마그네슘·아연·불포화지방산 같은 영양소가 꽤 많이 들어 있습니다.
마그네슘은 근육 기능과 신경 안정에 좋고, 아연은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주죠.
살짝 구워 샐러드에 뿌리거나, 잘 말려서 분말 형태로 곡물 쉐이크에 넣는 것도 좋은 활용법입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수박 씨를 너무 많이 먹으면 위장에 부담이 될 수 있고, 껍질은 농약 잔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기농 수박을 사용하거나 꼭꼭 세척해서 조리해야 합니다.
또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알레르기 체질이라면 처음엔 소량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여름이면 당연히 먹는 수박, 그 안의 붉은 과육만 즐기고 나머지는 다 버리던 습관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보시는 건 어떨까요.
껍질과 씨까지 제대로 알고 활용한다면, 수박은 단순한 과일을 넘어 ‘자연이 준 기능성 식품’이 될 수 있습니다.
진짜 수박의 가치는, 그 끝까지 아껴 먹을 줄 알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 오늘부터 기억해두세요.